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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버킷 리스트'에는 어떤 생각으로 적어 놓았는지 모르지만 '세계일주'가 포함되어 있었다. 지금의 아내를 결혼하기 10년전에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하면 꼭 세계일주를 가자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우린 2014년 10월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내 집마련의 꿈과 차를 가지거나, 좋은 가전 제품을 포기하고 우리는 '세계'를 보기로 했다. 남들과 다른 방향과 속도로 살아보고 싶었다. 우리가 가진 신앙을 확인하고 싶었다. 즐겁게 살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계절이 반대인 나라는 어떨까 궁금했다. 왜 사람들은 여행을 가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수 있을까 고민하고 싶었다. 우리는 여러가지 생각으로 세계일주를 떠났다. 

  주변사람들은 재취업의 걱정과, 테러의 위험, 질병 또는 여행 중 여러 상황, 앞으로의 진로 등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 물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아주 대단한 결정이며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우리가 내린 결정에 대해 힘을 더해줬다. 이런 결정을 하고 있는 도중 KBS에서 방송 출연 재의가 들어왔다.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일주를 가려는 20, 30 부부'에 관한 찬반 토론의 한 가운데 서서 시니어들(50대 이상)의 찬성과 반대의견을 들으며 최종 결론을 내는 프로그램이었다. 

  방송 세계가 만만찮은 곳이라는 것을 깨닫는 경험이었다. 우리의 상황과 취지를 PD와 작가에게 수차례 설명했지만 방송을 이끌고 나가는 방향이 세계일주를 나서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준비가 잘 되있었던 우리는 시니어들을 설득시키고 세계일주를 떠나는 것에 대한 찬성표를 얻어냈다. 그리고 세계일주에 걱정을 많이 하시던 양가 부모님의 마음도 이 방송을 통해 적극적인 지지로 바뀌었다. 

  세계일주에 사용된 경비는 대략 4천만원 정도였다. 혼자 생활할 때를 떠올려 보면 몇 년 치 생활비와 맞먹는 돈이다.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가치있게 사용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일주를 떠나고, 그 이유들에 대한 대다수의 답을 가지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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